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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삶의 몰락 “정부 더 이상 방치 말라” ‘구멍난 사회 안전망’…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 관리자
  • 2021-08-18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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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삶의 몰락 “정부 더 이상 방치 말라”

‘구멍난 사회 안전망’…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복지확대,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사회개혁 추진 등 요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8-17 16:45:14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공동장례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을 열었다.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공동장례위원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공동장례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을 열었다.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공동장례위원회
“죽기 싫습니다. 더 이상 어느 날 언론에 장애로 인해, 가난 때문에 누군가가 홀로 죽었다는 뉴스를 보고 슬퍼하고 싶지 않습니다. 꼭 기억합시다. 장애인도, 가난한 사람도 인간의 권리로 인간의 가치에서 동등합니다. 이 목소리를 함께 외칩시다.”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공동장례위원회(이하 공동장례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을 열었다.

공동장례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7명의 목숨을 앗아간 국일 고시원 화재 참사, 2019년 인천 일가족, 서울 관악구 모자의 죽음, 코로나19로 인해 최초로 사망한 정신장애인, 작년 12월 방배동 김 씨, 반복되는 발달장애인 가정의 사망 사건 등 코로나 이전에도, 이후에도 장애와 가난으로 인한 죽음은 반복돼 왔다.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보장되지 않았기에 주거소득, 의료사회서비스의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는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경제위기, 폭염 등 중첩된 위기의 시기를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한국의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은 OECD 평균 절반 수준이며 쪽방, 고시원 등 비주택에 거주하는 가구가 39만에 달하는 상황이지만 장기공공임대주택은 5%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오후 2시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분향소에서 추모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캡쳐 에이블포토로 보기 17일 오후 2시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분향소에서 추모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캡쳐
공동장례위원회는 “이러한 죽음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제도 개선을 통해 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언 했지만, 제도 개선은 선언에 그치거나 땜질로 일관해 왔기에 이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의 부양의무자기준과 장애등급제 폐지 공약을 파기하고 가난과 돌봄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전가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복지기준선이자 수급자들의 생계급여와 직결되는 기준중위소득을 현실보다 낮게 책정해 복지제도가 필요한 사람들의 필요를 가리고 수급자들의 삶의 질을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삶이 죽음으로 알려지는 이러한 비극은 실패한 사회정책을 고수하며 빈곤과 불평등을 방조하고 있는 국가로부터 발생한 사회적 죽음이다”고 강조했다.
 
17일 오후 2시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에서 발언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왼쪽)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오른쪽).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공동장례위원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17일 오후 2시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에서 발언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왼쪽)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오른쪽).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공동장례위원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이후에도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은 한 명씩,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이 죽음에 장례식을 치르고자 모였다. 이렇게 죽어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사회의 안전망에는 구멍이 숭숭 뚫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 구멍은 누가 만든 것인가. 장애인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시혜와 동정으로 바라보며, 이 사회를 책임지겠다는 정치인들이 이 죽음을 방치, 방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존엄하다는 헌법의 문장이 그저 말뿐만이 아니라 이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으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2박 3일 동안 우리의 요구를 외치겠다”고 피력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른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겠는가. 가난한 사람이란 이유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죽음조차 그렇게 죽어야만 하는 것인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제발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아직도 힘없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면서 “이들이 고통받고 처절하게 살다가 죽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17일 오후 2시 설치된 분향소는 오는 19일 오전 11시까지 운영되며 사회장 종료 후 추모위원회 명단과 추모 메시지, 불평등 해결을 요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요구안에는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복지확대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발달중증장애인 개인별지원서비스 국가 책임 강화 ▲불평등의 보완이 아니라 불평등을 발생시키지 않는 사회를 요구한다. 빈곤 철폐와 장애인권리보장을 하기 위한 사회 개혁 추진 요구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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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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