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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로 앞에서 생기는 무기력한 감정의 교차

  • 관리자
  • 2021-01-19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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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로 앞에서 생기는 무기력한 감정의 교차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1-15 13:38:29
경사로와 계단. 휠체어가 갈 수 없는 경사로는 계단과 같다. ⓒ최충일
{C} 에이블포토로 보기 {C} 경사로와 계단. 휠체어가 갈 수 없는 경사로는 계단과 같다. ⓒ최충일 {C} {C} {C} {C} {C} {C}
{C} 경사로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상징과 의지를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입장에서 경사로의 경사도가 가파르다면 오를 수 없는 계단과 같다.

성남시 대부분의 보행로는 평탄치 않다. 굴곡과 언덕이 심하고 기울어져 있어 이동조차 어려운 구간들이 많다. 경사로가 있어도 계단처럼 느껴진다면 ‘Everyone Welcome(모두를 환영합니다)’에 속하지 못하는 상황은 반복된다.

나도 주목받지 않고도 자유롭게 경사로 위를 오르내리며 능숙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인식개선이고 비차별을 위한 숭고한 투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차별을 경험해도, 내가 ‘Everyone Welcome’에 속하지 못해도 지나치고 싶을 때가 더 많다.

분노할 때 나의 모습이 차별에 저항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적 분노로 몸부림치는 것처럼 주목받기 때문이다. 설사 그렇게 클레임해서 바뀌더라도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진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요즘은 장애가 있어 환영받지 못해도 분노하지 않는다.

나만 가만히 있으면 평화로워 보이는 야탑동의 잔잔함을 깨트리는 사람으로만 보이는 것 같아 지친다. 나의 관심이 모두의 관심이 아니기에 장애와 비장애를 떠나 관계, 상황 속 배제를 모두가 경험하기 때문에, 세상은 그런데 '너만 왜 그래' 라며 나를 주목하는 것만 같다.

'여기 아니면 갈 수 없어요'라는 절박함도 없다. 저기를 못 가면 다른 곳을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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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충일 (choici@woorima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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